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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마음 들여다보기

힘을 빼자

by 풍요로운 마음부자 2024.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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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부터 장마철로 접어들어서인지 기분이 축 쳐집니다. 날씨가 우리 기분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일텐데요. 하지만 요즘 제가 느끼는 전반적인 기분은 비단 날씨 탓만은 아닌 듯 해요. 직장에서 쏟아지는 일에 치여 숨을 쉬는 게 힘들어지기도 하고, 집에 와 계신 부모님이 마냥 편하지 않아 가끔은 혼자 살고 싶어지기도 하고, 제법 나이가 들었는데도 여전히 가파른 오르막만 오르는 것같은 고달프고 팍팍한 삶이 이어져서 그런 기분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처한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인지 저는 요즘 제 인생을 2~3배속으로 빨리감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너무 오랫동안 지속된 인간 체험으로 이제 신물이 날대로 난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힘을 좀 빼자.....’ 이 말은 제가 사는 게 힘들고 지칠 때마다 속으로 되뇌는 말인데요. 이 모든 게 허상이라는 걸 알아도 손 끝에 느껴지는 감각, 숨 쉴 때마다 코 끝으로 들어오는 공기의 냄새, 쉼 없이 올라오는 생각은 저에게 ‘이 모든 게 정말 허상이라고? 웃기고 있네’라며 코웃음 치는 반응을 보이는 듯 합니다.

 

정해진 운명대로 살다 가는 걸 알면서도 때로는 의지와 끈기만으로 인생을 얼마든지 개척해나가고 바꿔나갈 수 있다고 믿을 땐 의욕이 잠깐이나마 샘 솟기도 하고요. 이 지구에 어떤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 게 아니라 그저 체험하는 그 자체를 오롯이 즐기려고 왔으면서도 본래 목적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우리의 본질을 인간에 한정짓고 현재의 삶에 매몰되어 버린 것 같아 정신을 좀 차리라는 의미로도 속으로 ‘힘을 빼자’라고 합니다.

 

 

 

 

힘을 좀 빼자고 말하는 순간 저는 이런 상상을 합니다. 저를 현실에 매몰된 상태로 아주 진한 농도의 감정에 푹 빠져 흠뻑 젖은 스펀지라고 말이죠. 힘을 빼자고 하면서 이 스펀지를 양손으로 꽉 짜서 가벼운 상태로 돌아가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그러고 나면 기분이 한결 가벼워지고 홀가분해집니다.

 

 

 

 

제가 바라보는 이곳에서의 삶은 SF영화 속 장면처럼 크로마키 위에 CG로 입힌 가상현실입니다. 초록색 배경을 뒤로하고 특수장비를 몸에 붙이고 열연을 펼치는 배우들처럼 우리도 그저 맡은 배역을 충실히 하고 있을뿐인데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 앞에 보이는 현실은 너무도 진짜처럼 느껴지는 게 사실이죠. 그럴 땐 힘을 좀 빼 보세요. 사는 건 심각해질 필요도 없고 두려워할 필요는 더더욱 없으니까요. 오늘도 자기 전에 크게 숨을 들이쉬며 말해봅니다.

 

‘내가 현실에 지나치게 흠뻑 취해있었구나. (물을 잔뜩 머금은 스펀지를 꽉 짜는 모습을 떠올리며) 힘 좀 빼자. 아.... 너무 가볍고... 날아갈 것 같아. 그저 즐기면 되는데 또 심각해질 뻔했어. 다 괜찮아. 전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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