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관계로 받는 스트레스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해갈 수 없을텐데요. 우리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실질적인 대안 혹은 나아가 지혜로운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 몇 가지 말씀드려 보려고 해요.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내용은 우리가 맺는 다양한 관계를 조금은 더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이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겠어요.
감정을 분리시키는 연습
감정을 분리하는 것이라... 감정을 분리하는 게 단순히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상대방의 특정 행동으로 우리 안에 특정 감정이 촉발된다면 이는 상대방의 행동과 자신의 감정 사이에 정신적, 감정적 완충 장치를 만드는 걸 의미합니다.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않으려 떼 쓰는 아이가 있다고 해보죠. 출근을 해야 하는 엄마는 속이 무척 상할 것입니다. 우리가 엄마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아이의 감정은 수용해주되, 떼를 쓰는 행동에 대해 적절한 훈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일 주변 인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 사람의 행동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분리해야 할까요? 우선, 상황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데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전에 시장에 명태전을 포함해서 다른 전을 사러 간 적이 있어요. 앞에서 전을 부치는 분을 보니 표정이 죽상이었어요. 만 원 어치를 달라고 하고 전을 다른 종류로 섞어 달라고 요청드리자 틱틱 거리며 혼잣 말로 ‘이걸로 바꾸면 2천 원 더 추가되는데...’라고 들으라는 식으로 말씀하셨죠. 그 분은 사장님은 아닌 듯 했고 뒤쪽으로 가게 사장님처럼 보이는 분이 계셨어요. 물건을 사는 데 기분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아니, 내 돈 주고 물건을 사는 데 기분이 이렇게 나빠야 해?’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잖아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감정을 분리하는 연습을 해보는 거죠. 예를 들어, ‘왜 나한테 짜증을 내는 거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저 사람도 뭔가 힘든 일이 있는 것 같다’라고 상황을 재구성해 보시라는 거에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상대방의 말을 포함한 행동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거에요.
명확한 경계 설정하기
경계라고 하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이건 풀어서 말씀드리자면,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해 우리가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용인할 수 있는가’입니다. 이 경계를 명확하게 하는 건 정말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 경계를 지키는 건 우리의 정신적·정서적 안녕을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인데요. 우리 흔히 선을 넘는다고 표현하잖아요? 선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관계 맺기는 인간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죠.
선을 넘는 사람들, 어떻게 대응해야 하냐고요? 이미 예상하시겠지만 ‘단호하지만 친절하게’ 표현하세요. ‘I(나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으로 여러분의 필요를 분명하게 전달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뚜껑을 덮어 두지 않고 고구마를 삶는 상황이라고 해보죠. A가 B에게 이미 예전에 두 어 차례 ‘고구마 삶을 때 뚜껑을 위에 살짝 올려두고(완전히 닫은 상태가 아닌) 불을 낮춰두면 더 빨리 삶을 수 있을 거야’라고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B는 뚜껑 없이 고구마를 삶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본 A는 어떤 기분이 들까요? 이런 상황에서 A는 당연히 화가 나고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굳이 화를 낼 필요 없이 감정을 배제한 상태로 이렇게 말해보세요. ‘나는 고구마를 삶을 때 뚜껑을 살짝 덮어두고 불을 낮춰두면 더 빨리 삶을 수 있다고 얘기한 적이 있어. 그런데 오늘보니까 지난 번 내가 한 말이 전달이 잘 되지 않은 것 같아서 속상하고 너의 그러한 행동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좀 언짢아.’ 감정을 배제하고 말한다고 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는 점, 기억하시고요. 여기서 중요한 건,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고 여러분의 감정이 왜 상했는지를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게 목적입니다.
공감 능력 키우기
공감은 상대방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행동이나 말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일텐데요. 쉬운 말로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입니다. 아이가 여럿인 집에서 부모는 중심을 잡기가 어려울 때가 간혹 있습니다. 가령,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은 아이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떼를 쓰는 횟수가 많아져 달래는 정도를 넘어가면 그때부터 난감해지는데요. 아이들이 부리는 모든 ‘떼’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먼저 알아야 합니다. 동생에게 쏟아지는 관심, 애정, 사랑을 자기에게도 달라는 신호일 때가 많습니다.
공감을 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상대방이 처한 상황까지 떠올려보며 이해해보려고 노력한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공감은 타고 나는 능력이라기보다 기르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이기에 가장 먼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상대방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일 것입니다. 공감을 키우려면 상대방의 배경, 어려움, 동기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거고요. ‘지금 저 사람이 어떤 기분일까?’ 혹은 ‘저렇게 행동하게 된 동기가 무엇일까?’ 등 다양한 질문을 던져보세요.
전세 사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전세 사기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떠오른 게 불과 2~3년 전이었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전세 사기로 인해 극도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30대 청년층이 전체 피해자의 62.8%를 차지해 젊은 층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요. 그 다큐를 보면서 피해자 분들의 심경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저 또한 깡통 전세로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간 적이 있어서 그 심경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공감은 타인이 경험한 일을 먼저 겪은 적이 있을 때 비로소 가슴에 와 닿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방법 내지 전략은 하나의 예시일뿐 절대적이지 않아요. 다만, ‘이러한 방법이 있으니 한 번 활용해보세요’ 하는 것이죠. 주변에 기 빨리게 하는 사람이 있나요? 여러분을 위하는 척 하지만 알고 보면 돌려까기로 망신을 주는 사람은 없나요? 어떤 유형의 사람이 여러분 주위에 있더라도, 인간 관계 또한 ‘작용-반작용’의 물리 법칙처럼 상호작용으로 일어난다는 걸 기억하시면 대응하는 방식도 다양하게 적용하시면 진전을 보일 것이라고 봐요. 여러분의 건강한 관계 맺기를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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