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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기자의 집요함 + 천재 해커의 치밀함 = 밀레니엄

by 풍요로운 마음부자 2020.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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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_ 1.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_ 스티그 라르손 _ 문학동네









학창시절 아르센 뤼팡,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와 애거사 크리스티의 탐정 소설을 탐닉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탐정이라는 직업이 참 매력적이고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기자라는 직업이 탐정과 가장 유사한 직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온갖 비리를 파헤치고 진실에 도달해야 하는 업무의 본질을 고려하자면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기자 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스웨덴의 기자 출신 작가인 스티그 라르손은 자국의 비리를 10편의 소설로 완성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인생작을 발표하게 됩니다. 그게 바로 밀레니엄 시리즈인데요. 밀레니엄은 주인공인 미카엘이 대표로 있는 잡지사 이름이기도 합니다. 기자로 등장하는 미카엘은 스티그 라르손 자신을 투영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너무도 안타깝게도 그는 밀레니엄 시리즈 중 3권이 출판되기를 기다리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버립니다.
 


그가 쓴 밀레니엄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소설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미친 영향력이 대단해서인지 아님 밀레니엄 시리즈로 돈방석에 앉은 출판사가 돈 벌이에 적극 나서려고 했는지 그 의도는 확실하지 않지만, 또 다른 기자 출신 작가인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밀레니엄 시리즈 네 번째인 ‘거미줄에 걸린 소녀’를 집필했고 2018년에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다비드 라게르크란츠는 2011년에 출간된 축구 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자서전인 ‘나는 즐라탄이다’의 대필작가를 맡아 유명세를 얻었으며 ‘앨런튜링의 최후의 방정식’을 집필한 작가이기도 하죠. 그는 밀레니엄 시리즈를 계속해서 집필해오고 있는데요. 2018년에 한글 번역본 '받은 만큼 복수하는 소녀'이 출간되었으며, 2019년에 'The Girl who lived twice'(영어번역본)가 출간되었습니다.
 

 

 



밀레니엄 시리즈의 첫 작품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기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와 사회 부적응자로 그려지는 천재 해커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유서 깊은 방예르라는 기업의 가문에서 벌어진 하리에트 방예르 납치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방예르 가문의 추악한 비밀을 파헤쳐 마침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두 사람이지만, 그 무게중심은 리스베트 살란데르에게 더 치우쳐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리스베트는 엄청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로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대다수가 남자 주인공의 보조역할에 초점이 맞춰진 것에 비하면 리스베트는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쥔 인물로 적극적이면서도 패션 또한 파격적입니다.
 


짙은 스모키 화장과 코와 귀에 걸어둔 피어싱, 가죽 재킷과 통굽 구두.... 그녀는 남성성이 강한 레즈비언으로 등장하지만 저자는 그녀의 패션과 저돌적이고 거침없는 성격을 오히려 비리로 덮힌 사회를 뒤집어 엎어버리겠다는 다짐를 고스란히 담아서 표현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요.
 

짙은 스모킹 화장과 피어싱, 강렬한 전사가 떠오른다




천재 해커이기에 온라인 세상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더 자유롭게 활보하는 그녀의 능력은 어떠한 사건도 막힘없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 그려집니다. 강렬한 그녀의 캐릭터는 여자 친구와 함께 지내면서도 미카엘과 동침하는 모습에서도 알 수 있으며, 저돌적이고 거침없는 모습은 사회 부조리에 대한 반항심을 대변하는 느낌입니다.
 



미카엘은 사회 비리를 파헤치고 폭로하는 도덕적이고 사명감 넘치는 기자입니다. 그리고 소위 주류의 시선에는 사회 부적응자로 그려지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치르도록 하는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입니다. 이 둘의 조합은 다빈치 코드에서 로버트 랭던과 소피아가 보여준 조합과는 확실히 또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스웨덴에서 밀레니엄 시리즈 3권까지 모두 영화로 제작되었고, 헐리우드에서도 1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 영화로 제작되었으나 흥행은 참패합니다. 다비드 라게르크란츠가 쓴 '거미줄에 걸린 소녀'도 영화로 제작되어 2018년에 개봉했는데 아직 보진 못했습니다.
 


책이 다소 두꺼워서 읽는 게 부담스러우신 분이라면 영화로 보셔도 됩니다. 스웨덴 버전으로 말이죠.  다만, 늘 그렇듯 원작에 담긴 내용이 워낙 방대해서 영화에 담아내기엔 역부족임을 새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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