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매’라는 기만
다른 나라에도 이런 표현이 있나 모르겠지만 한국에는 ‘사랑의 매’라는 표현이 있죠. 예전부터 자녀를 훈육하는 방법 중 하나로 여겨지는데요. 요즘에는 거의 사라진 것 같습니다.

자칫 아동학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부모에게 자식은 너무도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잖아요. 부모도 사람인지라 자녀가 말을 잘 안 듣는다거나 어긋난다고 생각이 들 때 회초리를 드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요.
그게 바로 가스라이팅인 걸요!
우리가 어떤 표현을 듣게 될 때, 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 그 표현이 불러 일으키는 불편한 감정은 가볍게 무시해버리는 것 같습니다. ‘사랑의 매’라는 표현을 곰곰이 느껴보세요. 그리고 생각해보세요. 여러분 안에 사랑과 애정이 충만한 상태에서 매를 들 수 있는지를요. 정말 기만적이지 않나요? 말 안 듣는 아이를 때려서라도 부모의 의도대로 고치려고(?) 하다보니 구실은 만들어야 하겠고, 그냥 때릴 수 없으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식 잘 되라고 드는 회초리. 요즘 표현으로 ‘가스라이팅’의 옛날 표현이 바로 ‘사랑의 매’인 셈이죠.
그래서 어릴 때 받은 상처가 언제까지 가냐고요? 상처 준 사람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받지 못한다면 상처 받은 사람은 평생동안 고통받다가 죽을 때까지 안고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어릴 때 받은 상처의 뿌리를 찾아내 치유하고 상처 준 사람을 진심으로 용서하는 과정을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자신이 과거에 받은 상처를 알아차리고 들추어내는 과정이 너무도 고통스럽고 아프더라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그것조차도 힘들 수 있어요.
분노의 뿌리는 그날의 귀싸대기
귀싸대기 맞아보신 분 계실까요? 전 아직도 그때 기억이 너무도 생생한데요. 점심시간이 지나고 시작된 5교시. 그날은 시험 결과가 나온 날이었고 당시 초등 3학생 아이에게 그건 그다지 중요한 일도 아니었는데요. 40대 후반이었던 그 선생님은 저를 불러내 뺨을 아주 시원하게 갈기셨어요. 점수가 너무 형편없다는 이유를 들면서요. 아무리 어려도 전 바로 느낄 수 있었어요. 저에게 분풀이를 하고 있다는 것을요. 지금 제 눈에는 초등 3년생은 여전히 어린 아이로 보이는데 그 분에게는 아니었나 봐요.
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뺨을 맞았고 엄청난 수치심에 고개를 들지 못했는데요. 여러 해 전부터 명상과 정화를 해오며 알게 된 건 그날의 아픈 경험은 마음 깊숙한 곳에 엄청난 분노로 가라앉아 있더라고요. 그래서 복수를 주제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렇게 끌렸나봐요.
분노는 터트려야 제 맛?!
나무가 울창한 공원에 가는 날이면 그 선생님을 떠올리며 엄청나게 욕을 퍼부었습니다. 저에게 호오포노포노조차 쌓인 분노를 정화하기에는 부족했거든요. 할 줄 아는 욕이 많지 않아 서너 개로 돌려막기를 했지만 하고 나니 분노가 조금씩 풀리는 걸 느꼈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 아주 어린 시절 받은 상처와 그 상처로 인한 감정은 그 뿌리의 깊이를 가늠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경우 그 감정을 알아내는 것도 힘들죠.
분노의 대상도 돌멩이 보듯 보는 게 가능하다?
그렇게 쌓인 감정을 조금씩 해소하니 마음이 가벼워지더라고요.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그 선생님을 떠올리면 아무런 감정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길 가다 돌을 보더라도 아무런 생각도, 감정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요.
감정을 풀어낼 때 하지 말아야 할 게 있어요. ‘상대방이 그럴 만하니까 그랬겠지’라며 굳이 상대방을 옹호하는 생각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점인데요. 오롯이 자신이 느낀 당시 감정에만 집중하세요. 여러분은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는 점도 꼭 기억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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