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상대적으로 무딘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유난히도 예민했던 탓에 정신적으로 너무도 힘들었거든요. 상대방은 아무런 감정 없이 한 말에도 낮은 자존감에 속에서는 화가 나기도 했고요. 또 가볍게 건네는 말에도 제 멋대로 상상해가며 말한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려 부단히도 애를 썼어요. 결국 지나고 보면 그건 저만의 착각으로 끝나는 일이 많았는데요.
어를 때부터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는데다, 자존감은 너무도 낮았고 제 자신에 대한 혐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깊었어요. 머릿속은 부정적인 생각이 압도적이었고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그래, 이런 불행이 안 닥치면 섭하지’라는 생각이 당연시 될 정도였거든요.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려 보면 인생에 즐거움이 과연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납니다. 죽음, 임사체험, 환생, 윤회와 같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룬 책을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접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봐도 학창 시절에는 단순히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였어요. 그건 분명 ‘간섭받지 않고 살고 싶다는 자유에 대한 목마름’이었요. 그러한 상태로 어른이 된 들 딱히 인생이 달라지지 않을텐데도 그 땐 그랬습니다.
중학교 시절, 여전히 예민한 데다 사춘기까지 겹쳐 하루하루 버텨내기도 버거웠습니다. 그 시절을 지내 온 제 자신이 지금은 참 대견스럽고 안쓰럽게 느껴지네요. 왜 그토록 혹독한 유년시절을 보내야 했는지 알게 되고 나니 마치 머리로만 알던 이론을 가슴 절절이 깨달은 것처럼 느껴졌어요.
마음 속에 가득 찼던 두려움은 어느 새 사랑으로 조금씩 차올랐고, 낮은 자존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임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토록 표면적으로 나를 ‘괴롭혔던’ 건 결국 예민했던 나 자신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사실 괴롭혔다기 보다는 내 안에 있는 더 큰 사랑을 깨닫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게 더 옳은 표현일텐데요.
혹시 여러분도 예민하신가요? 신경이 곤두서고 다른 사람이 하는 말 때문에 하루 온 종일 신경쓰여 일이 손에 안 잡히시나요? 때때로 그런 예민한 자신이 한 없이 밉고 싫어지기도 하시나요? 이번 생에 그러한 예민함을 통해 체험하고 깨닫기 위해 본인이 계획하고 선택한 인생이라는 걸 안다면 조금은 위안이 되실까요? 예민하고 신경이 과민한 자신을 알아차리셨다면 이젠 더 이상 스스로를 다그치기보단 그런 자신을 인정하고 안아주세요.
지구에서의 체험은 너무도 힘이 듭니다. 에고에 휘둘려 내면에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늘 그곳에 있었던 여러분 안의 사랑을 절감하기 전까지는요.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 말을 더 자주 해줘야 해요.
‘OO(자신의 이름)야, 사랑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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