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은 어떤 취미생활을 즐기고 계신가요? 저는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에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걸 좋아합니다. 영화를 볼 때마다 나오는 광고를 보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영화 관람객이 아니라 광고 인질이 된 기분이요. 그리고 영화가 정말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나오는 광고가 하나 있는데. 한 유명 보험회사 광고인데요. 영화를 보려면 어쩔 수 없이 억지로 보게 되는 광고지만 이 또한 우연은 아니잖아요.
처음 그 광고를 볼 땐 사실 별 생각이 없었어요. 근데 그 날은 왜 그랬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광고 마지막에 나온 문구가 제 귀에 확 꽂혔습니다. 우리는 가끔 이해 안 되던 것이 시간이 한 참 흐른 후에 ‘아하!’ 하면서 곧 바로 이해되는 순간이 있잖아요. 저에게 광고 속 문구가 그랬습니다. 그 문구는 ‘마음이 합니다’였어요. 그 광고가 의도한 것이 무엇이든 간에 저에게는 이 말이 그 날은 바로 와 닿았습니다. 이해했다기 보다는 그냥 알게 되었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네요. 마치 우리가 꿈 속에서 만나는 대상을 곧바로 인지하는 것처럼요.
마음이 합니다..... 정말 마음이 다 했어요. 우리가 과거에 경험했고 현재 경험 중이며 앞으로 경험할 모든 체험을 가능케 하는 것, 바로 마음이 한다는 것을요. 편의상 과거, 현재, 미래로 표현하지만 이 모든 시간도 동시에 일어나는 것으로 우리는 그저 존재하고 있을 뿐이라는 걸 잊게 할 정도로 우리 마음은 아주 분주히 무한대의 대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말이죠.
지금 제 눈 앞에 있는 모니터, 키보드, 여러 가지 필기구들은 물론 유튜브 화면에 추천 영상으로 떠 있는 다양한 썸네일을 단 영상들.... 그리고 이 순간에도 우리는 하나임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나와 너로 분리됨을 경험하게 하는 것 모두 마음이 한다는 것을요. ‘지금’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이 시점에 한국이라는 나라에 ‘있음’을 경험하고 있지만 동시에 (편의상 표현하자면) 다음 생은 다른 곳에서 인간 아무개로 또 다른 체험을 하며 그저 ‘있음’ 상태로 존재하는 것도 마음이 만들어 내는 블루스크린을 배경으로 한 CG효과라는 것을요.
집착에 끄달리면 끄달리는 대로, 무기력하면 무기력한 상태로,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면 시달리는 대로 그저 이끌리는 대로 흐름에 맡겨 보셔도 괜찮습니다. 이분법적인 세계관 속에 매몰되어 선과 악, 좋음과 나쁨, 빛과 어둠, 천사와 악마, 긍정과 부정으로 분리됨을 경험하든 경험하지 않든 우리는 늘 그저 있음 상태로 존재하니까요. 신이든, 참나이든, 부처님, 하나님, 여러분이 뭐라고 부르시든 ‘그저 있음’ 상태, 그게 우리의 본질이라는 것.
오늘도 마음이 창조하는 가상 현실 속 체험에 푹 빠져 아주 진하게 겪어내면서 살아있음을 한 껏 느껴보세요. 우리 앞에 펼쳐진 체험을 그저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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