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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내면의 나로 향하는 여정

다른 사람들의 제안 받아들이기

by 풍요로운 마음부자 2024.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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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말에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목요일 새벽 4시부터 부랴부랴 집을 나서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8시 비행기라서 피곤하더라도 공항에 일찍 도착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할 것 같았거든요. 평소에도 출근하려면 일찍 일어나긴 하지만 그날은 2시간 넘게 더 일찍 일어나서인지 피로감이 더 크게 몰려왔습니다. 공항에 들어서니 아침 6시에도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있다니!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엄청나다는 걸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예전에 명절 때 TV를 보면 징검다리 연휴니 해서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로 인해 공항이 마비될 정도라고 할 때조차 크게 와 닿지 않았거든요. 근데 그 말이 피부로 와 닿았어요.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해외 여행을 갈 정도로 정말 여유로운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거였어요.

 

 

 

 

일본에 도착해서 공항을 빠져나오니 그제서야 실감이 났어요. 공항을 벗어나 열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는 도중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보니 왜 그리도 아기자기하게 집들이 예쁘고 귀엽던지.... 생경한 경치에 낯설면서도 들뜨기도 했는데요. 여행이 주는 설렘이 아마도 그런 거겠죠. 피곤함은 어느 새 잊어버리고 숙소 도착 후 점심을 먹으며 같이 간 일행과 일정을 다시 확인했어요. 4박 5일간 짧은 여행이라 다소 빡빡한 일정이기도 했습니다. 당일치기로 근교 여행지 두 곳을 방문하기도 했고 마지막 돌아오는 날은 비행기가 30분 넘게 연착되어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넘었더라고요. 너무 피곤했지만 꽉 채운 일정에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가기 전 비행기 시간도 너무 이르고 돌아오는 날도 저녁 비행기라 탐탁치 않았거든요. 일본 도착 후 일정도 다소 촉박해 보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번 여행만큼은 제 개인적인 ‘싫다는 감정’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들의 제안을 적극 수용해보기로 했습니다. 감정은 항상 옳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행동하는 게 평소 제 모습이긴 해요. 그렇지만 ‘싫다’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품는 것은 정신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크고 건강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떨쳐 내는 게 좋더라고요. 밝게 웃는 얼굴을 보는 게 좋지 죽을 상을 하고 있는 얼굴은 보기 싫은 것처럼요. 무엇보다도 여행 기간 동안 함께 시간을 공유한 사람들과 쌓인 추억이 소중해서 더 뿌듯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여행이라고 하면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며 힐링하는 이미지가 떠오르잖아요. 이번 여행은 일본에 사는 지인의 일상을 공유해 보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습니다. 식사는 주로 어디서 하고 산책을 할 때 어떤 길을 따라 걷는지, 길에서 보게 되는 모습과 사람들은 또 어떤 모습인지 하는 너무도 사소해 보이지만 그래서 더 소중한 일상을 공유하고 싶은 목적으로 떠난 여행이었고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새로운 곳에서 경험한 일들, 그리고 스쳐지나간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느낀 무지개빛깔 보다 더 다채로웠던 감정들 속에서 다시 나를 발견한 순간들은 무척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때로는 내가 가진 고집 혹은 편견을 내려놓고 다른 사람들의 제안이나 의견과 생각을 받아들이고 그대로 해보는 것도 괜찮다는 걸 느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 다른 생각을 표현하거나 의견을 말할 때 마음에서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반응은 ‘거부’와 ‘저항’이잖아요. ‘아, 뭐야, 하기 싫은데?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는?’ 시간 낭비처럼 보이고 때로는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가 미워지기도 하죠. 하지만 그러한 거부와 저항에 굴복하고 수용하는 마음을 가진다고 해서 ‘나 자신’이 어찌 되는 건 아니라는 것, 새로운 점을 보고 배우는 것도 분명히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눈 앞에 펼쳐진 모든 게 ‘나’이기도 하고,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또 ‘나’이기도 하기에 나의 가장 소중한 스승은 바로 ‘나’이기도 한 재미있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금 이 순간에도 의식하면 깨닫는 상태가 되고 의식하지 않으면 무지해지는 상태가 되는 깨달음과 무지의 무한 루프는 신이 인간으로 하는 체험을 더욱 실감나게 해주는 듯 해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에게 가장 가까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가장 먼 스승이 되어주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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