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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내면의 나로 향하는 여정

가족은 참 쉽지 않은 팀 프로젝트

by 풍요로운 마음부자 2025.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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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결혼지옥에서는 신년특집으로 가족 내 갈등을 겪고 있는 분들의 사연을 다루었고 그 첫 번째로 어머니와 아들의 사연을 공개했는데요. 어머니는 남편과 이혼 후 자식을 혼자 키우며 전남편의 빚까지 갚으며 힘든 삶을 살아오셨다고 해요. 아들의 모습에서 전남편의 모습이 보일 때, 화가 날 때마다 아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시간이 지나 사과하기를 반복했다고 해요. 성인이 된 아들은 어릴 때부터 현재까지 계속되는 폭언으로 우울증이 극에 달한 상태였고 건드리기만 해도 무너져내릴 것처럼 위태로워보였어요.

 

 

 

 

폭언을 들은 아들은 어머니가 말한 폭언의 정확한 내용과 시기까지 속속 기억하고 있었지만 정작 어머니는 자신이 폭언을 했다는 것 정도만 인정할 뿐 잘 기억하지 못하시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자신의 폭언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은영 선생님께서 폭언을 했다는 건 인정을 하시냐고 묻자 그제서야 인정하신다고 답하셨어요. 아들이 지난 세월 동안 들어 온 폭언의 수위는 정말 높았어요. 아들은 어머니의 연락처까지 차단한 상태로 지내고 있었지만 사랑 받고 싶고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하다는 게 느껴졌어요. 폭언을 하고 뭘 잘못한 건지 모르고 사과만 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진심은커녕 불신이 짙어진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어머니는 자식을 물론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자신을 자식보다 앞세우는 면이 강했습니다. 오은영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처럼 자신의 정당성이 더 중요해보였어요.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는 아이에게 폭언을 퍼붓고 돌아서서 잊어버리고 의미 없는 사과만 해 온 어머니는 자신의 감정은 물론 나아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해보였어요. 아들은 예민하고 민감한 성격처럼 보였고 수년 간 지속된 어머니의 폭언에 자존감까지 낮아져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커 보였어요. 자신의 감정을 말하면서도 지나간 일로 별 거 아닌 것처럼 대하는 어머니를 보며 얼마나 억울했을까요. 어머니를 사랑하면서도 자신을 그 지경에 이르게 한 어머니를 용서하기 힘들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가족 안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은 개개인에 따라 그 깊이가 다릅니다. 누군가는 감정을 다루는 데 미숙한 사람도 있고 또 누군가는 지나가는 말 한 마디에 엄청난 충격을 받고 그 말이 상처가 되어 자신의 내면을 갉아먹는다는 걸 알아차리기 힘든 지경에 이르기도 합니다. 어머니는 감정을 다루는 데 미숙해보였고 아들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어요. 아들은 어머니를 너무도 걱정하고 사랑하면서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듯한 어머니의 태도와 모습에서 엄청난 실망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어머니는 자신이 감정을 이해하는 데 더 많은 노력과 배움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셨고 아들은 어머니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우리는 타인을 통해 자신에게 있는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합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통해 자신이 감정을 잘 알지 못한다는 점을 깨달았고 아들은 어머니가 느끼고 받아들이는 고통의 깊이가 자신과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타인과 다른 모습에서 활력을 얻기도 하고 다양성에 흥미와 재미를 느끼기도 하는데요. 다르기에 인정하고 있는 받아들여야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 다름조차 우리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가족은 울타리일수도 있고 감옥일수도 있습니다. 우리 개개인의 삶이 스스로 하는 숙제라고 한다면 가족은 팀프로젝트라고 종종 말씀드리는데요. 엄마와 아빠가 사랑해서 가족을 이루고 자식을 낳고 기르지만 그 사이 사랑의 본질은 그대로지만 사랑의 형태와 모양은 변합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배움과 성장을 이루어나가기도 하고요. 한 예로, ‘너 잘 되라고 이러는 거야라는 부모가 있다고 해볼게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식을 고통스럽게 하면서도 그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님을 뒤늦게 깨닫는 것처럼요.

 

 

 

 

갈등이 없는 가족이 세상에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저는 갈등과 문제가 있음에 감사함을 느껴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우리 인생에 드라미틱한 요소로 감칠맛을 더해주는 역할을 하니까요. 무엇보다도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그 안에서 사랑이라는 값진 보물을 발견해내는 탐험을 이어나가도록 해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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