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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감정 느껴주기

불편한 감정 직면하기

by 풍요로운 마음부자 2024.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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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마다 불편한 감정을 건드리는 지점이 모두 다르고 그렇게 불쑥 올라오는 감정을 마주할 때 대응하는 방식도 다양한데요. 여러분은 어떤 감정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시나요?

 

 

저는 평상시 예민한 편이어서 쉽지 않은 날들을 보냈습니다. 특히, 소리 자극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아기들이 갑자기 꺄악~하고 지르는 소리처럼 갑자기 데시벨이 높아지는 소리는 신경을 거스르게 할 정도로 불편합니다. 그래서 대화를 나누다가도 상대방이 갑자기 큰 소리로 말할 때면 귀를 찌르는 듯한 통증에 몸서리를 치기도 하는데요. 가족 중에도 큰 소리로 얘기하는 사람이 있어서 매번 작게 말해달라고 부탁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런 부탁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아 매번 반복되고 저는 급기야 신경질을 내기도 합니다.

 

 

 

 

최근에도 큰 소리로 얘기하길래 제발 좀 목소리를 낮춰서 얘기해달라며 소리를 꽥 질렀습니다. 귀가 아프니 제발 소리 좀 낮춰서 말해달라는 말로 여러 번 부탁했지만 이후로도 계속해서 신경을 긁으면서까지 말하는 상대방의 배려심 없는 행동에 불만과 제 말을 존중해주지 않는 태도에 엄청난 분노의 감정이 함께 올라왔습니다. 소리를 꽥 지르고 신경질을 냈지만 분노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분노의 감정이 올라오고 나자 아주 어릴 적 예민하게 반응하는 저를 별종처럼 취급했던 부모님의 말이 기억 저편에서 떠올랐습니다. 이러한 일은 매번 반복해서 말해도 그 순간뿐 다음에도 반복될 수 있습니다. 제가 그로 인해 직면해야 할 감정을 모두 느껴주고 흘려보낼 때까지 말이죠. 예민한 감각 때문에 올라오는 불편한 감정을 지금껏 순간순간 넘기고 제대로 느껴주려 하지 않은 저의 태도를 알아차린지도 얼마되지 않았어요.

 

 

 

 

소리에 민감한 것도 모자라 나쁜 공기에도 민감했던 저에게 인생은 너무나도 고달팠고 지금도 여전히 하루 하루 버티는 게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어릴 때 학교에서 집으로 걸어서 올 때면 지나다니는 차들이 내뿜는 매연에 숨 쉬는 게 힘들었고요. 지금도 그렇지만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합니다. 눈이 너무 시리거든요. 저에게 자연 바람조차도 맘껏 눈뜨고 즐기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에어컨 바람은 오죽할까요. 여름철 에어컨 바람은 눈을 가혹할 정도로 시리게 하고 겨울철 난방기는 눈을 뻑뻑하게 만들어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도전이기도 한데요. 안구건조증이라는 걸 겪기 훨씬 전 아주 어릴때부터 그랬기 때문에 단순히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나 컴퓨터 모니터 탓만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걸 저도 오랜 시간 제대로 모르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지만요. 우리는 생각보다 자기자신에 대해 제대로 모르는 점이 많습니다. 어쨌거나 예민함 자체였던 제가 특정 사건 때문에 불쑥불쑥 올라오는 불편한 감정을 제대로 직면하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감정을 일으켜 준 사람들은 사실 고마운 사람들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쉽진 않습니다. 보통, 우리는 상대방이 하는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감정이 상한다고 받아들이니까요. 불편한 감정을 일으켜준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느끼게 되는 지점은 마음공부를 하면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길에 접어들어서야 마주하게 되는 깨달음이잖아요.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이 하는 말과 그들이 보이는 행동, 그리고 우리가 경험하는 일들은 모두 우리의 마음이 투사되어 고스란히 반영되어 현실에 나타나는 거니까요. 타인은 결국 여러분 내면이 투사되어 마주한 자기자신이라는 걸 잘 아실 거에요.

 

 

 

 

불편한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에 제가 느끼는 건 상대방에게 감사한 마음보다는 미워하는 마음과 화가 나는 마음이 더 크다는 거에요. 다만, 미움, 증오, 분노 등 올라오는 불편한 감정에 휘말려 매몰되지 않고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건 이제 어느 정도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요즘에는 불편한 감정이 올라오면 고스란히 느껴준 다음 ‘사랑해’하면서 꼬옥 껴안아줍니다. 불편한 감정은 다스려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존중하고 소중하게 아껴줘야 하는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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